나만이 걸어온 그 길(5)-정명석 선생님의 위대한 삶
산(山)기도 때 받은 묵시, ‘박치기 왕’
∥세상을 피해서 살려고 조용한 산속으로 들어가∥
나는 과거에 나를 알아주는 자도 없고 세상은 너무 복잡하여 번민 가운데 삶의 의욕이 없었다. 또 소망을 걸 만한 것도 없고, 누구 하나 나를 반겨 주는 자도 없고, 집도 가난하여 들어가고 싶지도 않은 데다, 형제들도 나를 무시했고, 교회에 나가면 교인들도 나를 알아주기는커녕 반대하였다. 내 인생을 해결해 주는 자는 그 누구도 없었다. 아무도 나에게 소망을 주지 못했고 보람된 삶을 주지 못했다. 사랑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희망과 소망이라고는 하나도 없으니 차라리 조용한 산속에 처박혀 명상하며 세상을 피해서 살자. 이 누더기 웃에 못생긴 모습을 세상 어디에다 내놓고 살라. 또 누구의 도움을 받고살랴. 산에서 마음이나 편하게 하고 살자.' 했다. 하나님을 믿으니 산에서 살아도 승려가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절이나 미신을 섬기는 거처지에 사는 것은 금물이었다. 또 그들도 예수 믿는 사람이 오는 것을 꺼려할 테니까 아예 추운 겨울에도 그런 집에 안 들어갔다. 그때 나는 하나님이 자기 사랑하는 자가 남의 품에 안기거나 남의 품에서 자는 것을 싫어하심을 더욱 깨달았다.
∥“대둔산의 정기를 받아라”∥
대둔산에 올라 살이 에이는 듯 추운 겨울밤을 새워 몸부림치며 지내고 나면, 아침 태양이 동쪽에 힘차게 솟음을 보게 된다. 그러면 환희와 이상에 사로잡히곤 했다. '저 태양같이 나도 인생을 살아야 될 텐데! 무얼 하여야 그렇게 살 수가 있을까? 저 완전한 태양, 뜨거운 태양, 고장 나지도 않고 헌것도 되지 않는 태양, 매일 새롭게 변화무쌍한 태양, 나도 태양 같은 인생이 되게 해 주옵소서.' 하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리고 "나도 어둔 세상 살 동안 햇빛 되게 하소서." 하고 찬송을 부르면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그때 가식 없는 나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셨다는 응답을 영감의 음성으로 받게 되었다. 아침 햇빛을 받은 대둔산 바위 절경은 늠름하고 웅장하며, 그 튼튼한 절벽에 꽃이 피고 새들까지 울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게 된다. 정말 고요하고 적막하여 신들이 사는 영산(靈山) 같았다. 하나님이 조금만 사랑하는 자가 있어도 구경 삼아 오실 것 같은 장소로 느껴졌다. 대둔산에서 기도할 때면 “너는 이 산의 정기(精氣)를 받아라.”하는 영음이 들려왔다. 이 영음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또 대둔산의 기질과 특성에 대해 "이 산의 기질은 굳건하고 튼튼하여 비바람이 쳐도 요동이 없고, 아름다우며, 또한 묘함이 있고 장엄함이 있다." 하셨다. 그렇게 비몽사몽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환상 속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영계에 사로잡히면 자연이 더 신비스럽게 보이며 황홀경에 빠진다. 그래서 하나님의 그 아름다운 자연 작품을 최고 경지에서 더욱 깨닫게도 되었다. 다른 사람들도 산에서 살면 그런 것을 깨닫는다지만 모두 자기가 처한 급(級)대로 깨닫고 느끼는 것이라 본다. 내가 배운 것들과 그 수많은 깨달음들을 한꺼번에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대둔산에서 기도하던 중 보인영적 세계∥
한번은 깊은 경지에 빠져 기도를 하게 되었는데, 대둔산에서 세계적인 대회가 열리고 있는 영적 광경이 보였다. 이때 보인 지역은 지금의 구름다리 아래였는데, 구름다리 놓기 전에 내가 한 때 기도했던 곳이었다. 그 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온 세계에서 유명한 자들이 다 모여들었다, 그리고 구경을 온 청중들로 대둔산이 덮였다. 옛날 박치기 왕이었던 레슬링 선수 김일도 보였다. 거기에는 세계에서 머리가 제일 강하다는 왕들이 다 모였다고 했다. 보니까 큰 체구의 거인 같은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 무슨 대회가 있느냐고 그들에게 물었더니, 내가 나무 지게를 짊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서 "이 산 밑에 사는 청년이냐?" 하고 그들이 되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계의 박치기 왕을 뽑기 위해 대회를 하는데, 최종에는 철판을 깨는 것으로 가름한다고 했다.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보니 큰 합판만 한 넓이의 아주 두꺼운 철판이 하나 보였다. 그 철판이 대회 무대 한가운데에 잘 놓여 있었다. 주위에는 신사, 숙녀 그리고 많은 이름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중에는 동네의 아는 노인들도 와 있었다. 드디어 대회가 시작되었다. 각 나라에서 이 대회에 다 참가했는데 한 사람씩 이름을 부르면 큰 체구의 사람들이 차례로 나와서 이마로 철판을 '꽝' 들이받았다. 그러나 머리는 코끼리 머리통만 한데 소리만 났지 쉽게 깨지지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또 나와서 이마로 받았으나 얼마나 아픈지 죽을 것만 같다는 인상을 쓰고 옆에 쓰러졌다. 나는 '저렇게 하면 머리가 깨지지 않을까?' 생각했고, 모든 사람들은 고함을 질렀다. 세 번째, 네 번째... 수십 개국의 사람들이 모두 나와 다 시도했으나 철판은 깨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표 박치기 선수인 김일도 나와서 했다. 모두 고함을 치니 대둔산이 울렸다, 황소 머리 같은 머리를 뒤로 슬쩍 젖혔다가 앞으로 힘을 주어 꽝 받았으나 소리만 났지 역시 못 깨뜨렸다. 코피가 나고 입에서 피가 흘렀다, 구경꾼들은 모두 안타까워하며 헛된 구경을 나왔다고 말들이 많았다, 기대에 어긋났다고 하면서 괜히 먼 길을 왔다고 투덜대고 있었다. 모든 관중이 실망했다.
그때 나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내가 초라한 옷차림에 나무 지게를 지고 있었지만 대회 주최 측 대표자들에게 가서 "제가 한번 깨 볼까요? 제가 깨도 됩니까?" 하였더니, "죽으려면 무슨 짓을 못 해. 나이도 어리고 체구도 작은 사람이.." 하면서 곁눈질로 쳐다보았다. "아니, 이 많은 청중들을 실망시킬 수가 있습니까? 못 깨뜨려도 제가 청중을 위해서 한번 해 보겠습니 다." 하고 다시 말하였다. 옆에서 "죽어도 좋냐?" 했다. 죽을 만큼 안 받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였더니, 옆에 있던 노인들이 "저 사람은 저 산 너머 달밝골 정복동이 아들이구먼, 이 사람들아, 한다는 사람들이 못 했으니 저 사람이 한번 하게 놔두어 봐." 하고 주최 측에 말해 주었다. 그리하여 나도 그 철판을 이마로 받아 볼 기회를 얻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철판은 3cm 정도로 두꺼웠다. 엄청난 강철판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만일 그것을 깬다면 세계의 왕이 된다고 하여 영웅심에 불타서 '죽든지 살든지 한번 박아 보자.' 하고 머리를 뒤로 1m나 물렀다가 앞으로 쏜살같이 내리받아 버렸다. 그때 내 귀에 '꽝'이 아니라 '찡'하는 강한 쇳소리가 들렸다. 뒤이어 "깨졌다," 하며 산이 떠나가는 청중의 고함 소리도 들렸다. "그런데 철판을 깨 놓고 죽었어. 살기만 하면 저 사람이 영웅이다. 세계의 박치기 왕이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일어나 보니 내 코에서 피가 나오고 입에서도 피가 흘렀다. 모두 살아났다고 야단이었다. 곳곳에서 청중의 고함이 터져나왔다. “이름도 없는 저 나무꾼이 세계적인 사람인 줄 누가 알았겠어?” “진정 기대했던 사람은 기대에 어긋나고 생각지도 않은 자가 깼어. 그러면 저 사람이 세계의 왕인 셈이네." 하며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멀리서, 혹은 가까운 데서 청중들은 모두 '도대체 저 사람은 어떠한 사람이냐?'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때 나의 모습은 시골 청년, 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무꾼의 차림이었다. 이런 모습이 영화의 화면처럼 보인 후, 깊은 경지에서 나오게 되었다. '이것이 무슨 하늘의 묵시인가?' 궁금하게 생각해 오다가 혹시 대둔산에 기도원을 만들라는 하나님의 계시인가? 하고서 그후 그 일을 추진해 보았으나 허사로 돌아갔다. 오늘에 와서야 생각해 보니 성경 에스겔서 3장 8절부터 9절까지의 말씀이 떠올랐다. 하나님이 나의 이마를 절대적인 진리로 강하게 해 준다는 말씀임을 깨닫게 되었고, 결국 세계적인 말씀의 강한 머리가 되고야 말았다. 기대를 걸었던 자들은 기대에 어긋나고, 전혀 기대를 걸지 않았던 보잘것없는 내가 하늘의 이 큰 일을 하게 되니, 옛 수도 생활 시절에 받은 하늘의 계시가 분명함을 더욱 깨닫게 된다. 그때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하나님의 묵시였다.
*이글은 ‘오직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온 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선생님의 지난날 삶의 행적을 통해 그가 외치고자 했던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 정명석 선생님의 저서인 ‘나만이 걸어온 그 길’을 재편집한 것으로써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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