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2021.09.18.) 허은령
사랑하는 아들!
지난밤 엄마는 난생처음 1시부터 4시까지 통성으로 드리는 철야기도에 참여했단다. 물론 비대면 ZOOM을 통해서였지. 화면과 소리를 끈 상태에서 오직 자신의 의지만으로 육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하늘과 교통하는 귀한 시간이었어. 늦은 밤 또는 꼭두새벽에 기도를 드린 적은 있지만 밤을 꼬박 새며 새벽을 맞이하는 기도는 처음이라 신앙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하나님과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성령님께선 어떤 감동을 주실까? 생각하니 설레고 기대되기도 했다. 연휴 기간, 이 기회의 때를 절대 놓치지 않아야 하겠다는 감동으로 내 신앙의 뿌리를 더욱 견고히 하려는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어.
기도 전 2,3시간 여유가 있어 잠시라도 잠을 청하려 했지만 알람이 울릴 때까지 더욱 또렷하고 맑아지는 머리로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새벽 1시, 새벽이라고 하기엔 너무 깊은 밤 시간이었지만 찬양으로 철야기도의 문을 열었어. ZOOM화면을 통해 100여명의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하니, [모두 함께 예정하신 뜻을 이루어라.] 하신 이번 주 말씀대로 잘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처음 한 시간가량 회개기도를 드렸다. 살아온 인생의 시간만큼 회개거리가 많았고 눈물로 드리는 이 기도가 하늘에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단다. 다음으로 감사기도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나를 있게 하시고 갖가지 죽음의 때마다 살려주시고 축복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하나님의 가없는 사랑과 가족, 이웃, 나라와 민족, 세계를 위해 갈라진 음성이 느껴질 정도로 오랜 시간 기도를 드리며 시간을 훌쩍 넘기지나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맙소사, 아직도 한 시간여의 기도 시간이 남아있었다. 충격적이었다. 주어진 세 시간도 채 채우지 못하는 이런 대화로 하늘 앞에 간구란 것을 할 수 있을까? 겨우 하룻밤 기도로 목청과 눈의 불편함을 느끼는 내가 60년 긴 기도의 삶을 살아오신 시대 사명자의 심정을 제대로 깨달을 수나 있을까? 또다시 가슴이 미어지며 눈물로 드리는 다짐의 말들이 기도를 마무리하는 시간까지 이어졌다.
짧은 하룻밤이었지만 내겐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고, 감사한 깨달음의 시간이었고, 앞으로 내 신앙의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하며 은혜로운 새벽말씀까지 듣고 잠을 청했다. 눈을 떠보니 아침을 훌쩍 넘긴 시각, 충분한 숙면으로 눈의 피로가 사라져 있었고, 깨달음으로 정리된 머리는 더없이 맑아졌고 세상은 하나님의 창조목적대로 충분히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20여 년 전, 이런 철야기도와 새벽기도의 조건을 세우며 홀로 외롭게 영적 싸움을 해왔을 아빠에게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위대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오늘은 진정한 축복과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며 곳곳에 추석 인사를 드리러 미리 다녀왔단다. 가는 곳마다 네 안부를 궁금해 하며 묻더라, 주님의 조건으로 하나님의 축복 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했어. 짧지 않은 연휴기간 동안 우리 아들도 하늘과 땅과 사랑으로 교통하며 행복한 시간 보내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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