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2021.09.04.) -허은령-
사랑하는 아들! 산들산들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운동본능을 일깨워 요즘은 더욱 즐겁게 운동을 한다. 오늘은 일찌감치 안마의자와 일체가 된 아빠를 일으켜 세워 함께 아침운동을 다녀왔단다. 물론 산책길에 강아지가 너무 많다고 불평불만, 발목이 아프다며 엄살도 부렸지. 아마도 유산소 운동을 좋아하는 엄마와 근력운동을 좋아하는 아빠가 함께 운동하기는 좀 힘들 것 같다. 사실은 두 가지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가 있는데 말이야. 후훗
그래도 자연의 선물을 듬뿍 받아서인지 기분 좋게 여유로운 아침 식사 시간을 갖게 됐어. 이런저런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 할머니께서 문득 간밤의 꿈 이야기를 또 하시는 거야. 영계의 실상을 알 리가 없는 할머니께서는 참 희한한 사람들, 희한한 일이라 하셨지만 아빠와 나는 그것이 무슨 상황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단다. 할머니의 꿈 이야기 들어볼래?
할머니의 어릴 적 시골집 넓은 마당에서 엄청나게 키 큰 사람이 수많은 무리에게 강연을 하는데, 그 모든 사람들이 새하얀 옷을 입었고 그들이 하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상한 언어였다는 거야. 아무리 들어도 못 알아들어서 일행 한 명과 함께 그만 밖으로 나와 버렸다는구나. 그 일행 한 명이 누구일까 하는 의문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어. 할머니께서는 성자의 영과 그 말씀을 듣고 따르는 수많은 성약 신부들을 보신 것 같아. 그리고 새 말씀을 모르니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이고, 아직도 밖에서 배회하고 있는 영인 셈이지.
갑자기 할머니를 빨리 전도해서 새 말씀을 확실히 들려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할머니 전도를 위한 1차 100일기도를 끝내고 얼마 전부터 2차 70일기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 엄마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가족 가운데 할머니의 영적 상황이 제일 급하다는 감동이 드니까 그렇게 꿈으로도 보여주시고 깨닫게 하심이 너무 감사했어. 꿈에 대해 할머니께 간단히 설명해드렸지만 얼마나 깨닫고 따라오실지, 더욱 간절한 기도와 사랑으로 너의 입대 전 소원이었던 할머니 전도가 꼭 이루어지도록 엄마가 더 노력할게. 오직 사랑으로...... 오늘은 네게도 여유로운 주말이었길 바라며, 건강하고 안전한 군 생활을 위해 기도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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