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토크]영화 플래시(2023) 다르게 보기

jsmagazine.net | 기사입력 2025/02/03 [13:02]

[뉴토크]영화 플래시(2023) 다르게 보기

jsmagazine.net | 입력 : 2025/02/03 [13:02]

<영화 플래시(2023) 다르게 보기>

 

JS매거진 편 집 부

 

(영화 플래시 포스터, 출처:Daum이미지)

 

'플래시flash'는 사진기에서 터지는 플래시와 같은 의미다.

갑작스러운 번개라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주인공 플래시(배리 앨런)이 화학약품을 뒤집어 쓴 채 번개에 맞아 번개처럼 빨리 달리는 초능력이 생겼다고 설정하고 있다.

 

(1) 빛의 속도를 능가할 수 있을까

 

일단 질량을 가진 물질이 빛의 속도를 능가하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해서 막힌다.

실험적으로 증명된 이 공식에 따르면 빛에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질량이 늘어나 빛에 속도에 다다르면 거의 무한대로 늘어나기에 빛의 속도를 넘어서는 것이 이론적으로도 실재로도 불가능하다.

다만 1978년에 개봉한 첫 번째 슈퍼맨 영화에서 1초 동안 지구를 일곱 바퀴 반 이상을 돌아서 거꾸로 돌리는데 성공하여 시간을 돌린다고 나온다.

이 영화 속 한 장면에서 그 때의 그 슈퍼맨(크리스토퍼 리브)이 등장하는 것도 오마주로서 존경의 표현이다.

 

(2) 필연적인 운명은 없다

 

"Inevitable: 1. 불가피한, 2. 반드시 있는, 3. 필연적인 것(Oxford Advanced Learner's English-Korean Dictionary)."

 

이 말은 마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빌런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기면서 'I'm inevitable'라고 말했던 대사에 나오는 단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연적이라고 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생각보다 필연적인 것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그렇다.

'운명적이다.'라고 말할 때도 이 표현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영화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도 필연적인 운명을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배트맨(벤 에플렉): 혹시라도 과거로 돌아가서 너 자신이나 부모님과 엮이기라도 하면 아니, 털끝 하나라도 잘못 건드려도 그 결과는 누구도 장담 못해.

플래시(배리): 알아요. 나비효과죠."

 

여기서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원래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Lerennz. E. N.)가 생각해낸 개념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나비의 날갯짓으로 인해 생긴 바람의 영향이 태평양에서 돌풍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주 작은 변화가 만들어낸 엄청난 결과를 뜻한다.

 

"배트맨(마이클 키튼): 시간에 뒤틀림이 생기면 새로운 시간선이 뻗어나가는게 아니라 새로운 과거와 미래가 생기고 뒤틀린 시점만 같은 동일한 시간선이 생겨난다."

 

두 가닥의 스파게티면이 한 점에서 만나는 곳이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으로 ‘시간의 교차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이클 키튼 배트맨이 스파게티면을 가지고 설명한 내용은 사실 양자역학에서 ‘슈뢰딩거의 고양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물리학자 휴 에버렛 3세는 상자 안에서 전자가 튀어나올 수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상태가 중첩된 양자역학의 특이한 현상에 의해서 상자를 열기 전 고양이가 이미 죽은 상태와 죽지 않은 상태가 함께 공존하는 이상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가 살아있는 우주와 죽어 있는 우주 두 개로 나눠지는 것으로 설명했다. 양자역학이 적용되는 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중첩된 사건들의 경우에 해당되는 우주가 새로 생성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미지 출처:Daum이미지)

 

(3) 상처가 우리를 만들었다

 

"플래시(배리): 그치만 과거를 바로 잡을 수 있어요.

배트맨(벤 에플렉): 모든 걸 파괴할 수도 있어.

플래시: 구할 수 있다구요. 엄마도, 아빠도 브루스 부모도.

배트맨(밴 에플렉): 우리가 가진 상처들이 우리를 만들고, 그것은 바꿀 수 없어. 그 상처가 있었기에 우리가 있는거야. 과거를 바로잡을 권리도, 이유도 없어. 놓아줄 줄도 알아야 해. 나도 실수를 많이 해봐서 알아. 과거를 반복 하지마. 네 삶을 살아. 비극에 얽매여서는 안돼."

 

배트맨은 그 상처 덕분에 지금의 영웅인 자신들이 있다고 말한다.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의미다.

 

배트맨이 과거의 비극에 얽매이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배리가 아버지가 억울하게 엄마를 살해했다는 누명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4) 실수와 용서: 자신을 용서하라

 

실수와 용서는 어찌보면 무척 밀접한 관계에 있다.

내가 실수를 했다면 내가 용서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 실수를 했다면 내가 용서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했던 실수를 자신이 용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수를 스스로 용서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것이 그대로 남아서 자신을 괴롭히고 점차 암 덩어리처럼 자라서 자신을 삼켜버리게 될 수 있다.

왜 자신의 실수를 용서하지 않고 오랫동안 끌어안고 사는 걸까.

쉽게 잊을 수 없는 실수는 그 결과가 현실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친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었던지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것이더라도 그로 인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고통 받고 있다고 여겨진다.

생각날 때마다 자책하고 실수로 인해 오는 고통을 받을 때마다 또 후회하며 괴로워한다.

어떻게든 자신의 실수로부터 스스로를 자유롭게 풀어줘야 한다. 실수에 갇혀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5) 실수와 용서: 타인을 용서하라

 

그리고 나에게 해를 끼친 사람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가해자는 아무렇지도 않다. 미안함은 잠시뿐 건강하게 일상으로 빨리 쉽게 돌아간다. 하지만 피해자는 다 나을 때까지 고통을 받고 후유증에 오랫동안 시달린다.

이처럼 마음에 생긴 상처도 역시 그러하다.

상처를 준 사람은 상처받은 사람의 고통을 알지 못한다. 그가 계속해서 아프고 힘들어하며 무너져 쓰러져 있어도 전혀 상관없이 살아간다.

상처받은 사람만 회복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트라우마까지 겪고 있다.

여기서 더욱 큰 문제는 자신에게 실수하고 상처준 이를 용서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자신이 힘들다는 점이다.

미워하는 만큼 고통이 오래간다.

계속 기억 속에 남아 자신을 괴롭힌다.

심지어 아무 문제없이 잘 살아가는 그를 보게 되면 더욱 더 크게 무너진다.

겨우 추스르고 일어서서 그를 보게 되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생각이 들고 만다.

결국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

빨리 용서할수록 나의 고통도 빠르게 아문다.

원망과 미움이 오래갈수록 나에게도 독이 되어 내 마음의 속살을 썩어가게 만든다.

 

"카페직원: 과거에 얽매이면 안돼요."

 

 

(6) 선택과 운명

 

영화 속에서 배리의 실수는 아주 작은 것이었다. 스파게티에 넣을 토마토소스를 깜박했던 것 때문에 아버지가 마트에 가느라 집을 비우고 그 사이에 엄마는 강도에게 살해당한다.

운명을 필연적인 것으로 묘사했지만 실재로는 그렇지 않다.

계속 되는 선택에 의해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생겨난 ‘절대 피할 수 없는 운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수는 앞으로 일어날 선택에 의해서 회복될 수 있다.

과거의 실수도 한 번의 선택이었을 뿐이다.

선택이 만들어낸 현실은 앞으로 있을 선택으로 바뀔 수 있다.

 

(7) 꼬인 스파게티

 

"플래시(배리): 어떤 스파게티 가닥들은 함께 당겨진다."

 

엄마가 죽은 이유는 스파게티 소스 때문이었다.

그리고 운명이 서로 만나는 지점을 스파게티 면이 서로 만나는 지점으로 설명했다.

마지막에 아버지 재판에서 승소하고서 배리는 기자들에게 스파게티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얼버무린다.

토마토소스를 위로 올려놓아 아버지가 고개를 들어 CCTV에 얼굴이 나와 알리바이가 성립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그날 어린 배리는 스파게티를 먹지 못했다.

나중에 고교 동창 아이리스와 저녁 식사로 스파게티를 먹을지도 모르겠지만 스파게티도 선택지의 하나일 뿐이다.

 

(8) 플래시의 능력

 

우리의 인생은 마치 수평을 맞추는 수평계에서 공기 방울이 이리 저리 움직이는 속에 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겠다.

조금만 수평에서 벗어나면 공기 방울은 한쪽으로 치우쳐 올라가버린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그 수평계 중간 눈금에 공기 방울이 놓여있게 할 수 있다.

플래시와 같이 아주 짧은 시간에 빠르게 움직여서 시간이 거의 멈춘 것같이 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에게도 존재한다.

왜냐면 우리가 어렵지 않게 수평계의 수평을 맞출 수 있듯이 현실에서 삶의 균형을 맞추는데는 충분히 플래시에게 주어지는 것 같은 시간 여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각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플래시가 움직이는 것처럼 빨리 동작하기에 그러하다.

이러한 균형은 결국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이미지 출처:Daum이미지)

 

(9) 선택과 균형

 

현재는 과거에 했던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져 왔다. 매 순간 내가 내린 선택이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선택이 신의 한수였을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실수였던 선택이 강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그러한 실수로 인한 고통과 아픔, 슬픔, 후회는 천천히 암세포처럼 우리를 갉아먹고 늪 속에 잠기듯 스러지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앞으로 이뤄질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실수로 인해 생겨난 고난과 고통, 힘든 시간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더 잘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을 극복했기에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실수로 인한 고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아픔을 견디는 힘을 길러가면서 자신을 만들어나갈 기회로 삼아야 한다.

상처는 단지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배트맨(마이클 키튼): 난 부모님을 잃고 그 고통으로 지금의 내가 됐다. 어쩌면 그게 내 전부일지도 몰라. 난 평생을 과거를 바로 잡으려 애썼어. 마치 망토 두르고 범죄와 싸우면 부모님이 돌아오기라도 할 것처럼."

 

그 고통으로 현재의 배트맨이 된 것이다.

 

(10) 앞으로 남은 선택

 

결국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미래에 이루어질 선택이다.

영화 속에서 일어난 시간여행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과거를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이론적으로도 실재로도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의 실수, 고통, 아픔이 우리를 삼키게 둘 것이 아니라 자신을 연단하고 만들어 더 차원 높여 나갈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

선택의 문제이다.

상처 받았기에 그 고통을 피하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두려워하여 도전에서 아예 멀어져서도 안된다.

아픔에 삼켜질 것인지 고통을 발판으로 삼을지는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이다.

 

"플래시(배리): 엄마를 만난 것은 나에게 행운이었어요.

엄마: 엄마들은 그런 말을 좋아해요.

플래시(배리): 사랑해요 엄마, 내가 더 사랑해. 내가 먼저 사랑했어요."

 

이제 우리는 앞으로 주어질 선택을 잘 해낼 수 있을까.

 

"배트맨(마이클 키튼): 너는 이미 해냈어You already d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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