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작품화하라

정 명 석

조각하는 사람들이 일을 마치기 전까지 작업복을 벗지도 않고, 밥도 그 자리에 앉아서 대충 먹고, 마무리될 때까지 집념을 다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조각하는 일에 빠져서 몰두를 합니다.

옆에 가만히 서서 구경만 해도 삭신이 쑤실 정도인데, 어떻게 저렇게까지 일에 빠질 수 있단 말인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10년, 20년씩 걸린다고 합니다. 자신의 정신을, 보이는 세계에 기필코 만들어 내놓겠다는 집념입니다. 작가는 죽어도 작품은 영원히 남아 있으니, 몰두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작품 이름도 남겨 놓고 갑니다.

도자기 만드는 사람들은 평생 동안 작품을 많으면 두 개, 그렇지 않으면 딱 한 개를 남겨 놓고 갑니다. 최고의 작품 외에 나머지는 다 깨부수어 버립니다. 그래야 귀하게 보니까요. 그렇게 평생을 투자합니다. 이렇게 부지런히, 열심히들 합니다. 인생이 늙어 버릴 정도로 합니다.

시를 쓰는 사람들은 한 편을 다 쓸 때까지 아무것도 쳐다보지 않고 거기에 몰두합니다. 책을 쓰는 사람들, 연구하는 사람들, 학자들 모두 검은 머리에서 흰머리 날 때까지 책상을 떠나지 않습니다.

농부들도 흙투성이 속에서 잠시도 집에 들어갈 줄 모르고 일을 합니다. 배가 고파서 쓰릴 때가 돼야 겨우 한술 먹습니다. 봄에 집을 나가서 가을에나 들어오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이해가 잘 안되죠? 농사를 안 지어 봤어도,자기 일에 집념을 가지고 해 본 사람들은 아마도 그것을 이해할 겁니다.

이렇게 열심히들 하고 살지만, 아쉽게도 한 가지 못 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를 멋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일' 이것에는 무관심하게 삽니다. 예술 작품, 학문 작품은 만들 줄 알고, 돈도 많이 벌 줄 알면서 '자기'라는 인생은 작품화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자기'라는 인생의 작품을 만들 생각은 못 하고 삽니다. 물질이라는 작품은 너무너무, 지나칠 정도로 관심을 갖고 사는데, 자기 영혼의 작품, 인생 작품에는 무관심합니다.

자신을 안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인생의 곤고함을 느끼게 되고 인생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것입니다. 재벌가들은 재벌의 한계에, 정치인은 정치의 한계에. 예술가는 예술의 한계에, 철학자는 철학의 한계에 닥쳐 결국 회의에 빠지고, 허무에 부닥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를 만들어야 그런 허무를 느끼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만든 모든 작품들을 하늘나라로 가지고 갈 수는 없습니다. 그저 세상에 진열해 놓는 겁니다. 사람들은 "야! 저 작품 멋있다. 유명하다." 하겠지만, 하나님께서 사람이 만든 작품을 하나님이 만든 사람보다 크게 보시겠습니까?

바울은 메시아가 나타났을 때, "이야, 작품이다!" 하며 그 앞에 놓을 정도로 흠 없이 점 없이 자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만든 사람입니다. 남의 눈 속에 티가 있을지라도 그것은 개의치 말고, 자기 눈에 있는 들보나 빨리 빼내라고 하셨습니다. 자신을 만드는 데 전념해야지,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를 탓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을 보면 그만큼 자기를 만드신 것입니다.

“사람은 만들기에 달려 있다.”

크게 감명을 받고 그때부터 더 만들었습니다. 말씀으로, 진리로 내 자신을 만들었습니다. 말씀의 톱으로 켜고 다듬었습니다. 산골짜기에 들어가서 발견한 금을 혼자 캐는 것만큼 재미있었습니다. 결국 작품으로 만들어 놓으니까 그렇게도 좋을 수가 없습니다.

겨자씨는 매우 작지만, 큰 나무가 되면, 수많은 새떼가 깃듭니다. 자기를 완성하면 많은 사람이 깃들어 감명, 감화, 감동을 받습니다.

본래부터 완성돼 있는 물건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도 안 늦었으니 만들면 됩니다. 이리 가도 잘 쓰이고, 저리 가도 잘 쓰이도록, 하나님께도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자기가 자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신의 성격, 행동, 사고 이런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학교는 학문을 가르치는 곳이지, 사람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위대한 작가가 있어야 작품이 나오듯이, 위대한 사람을 만나 야 사람이 만들어집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듣지만 말고 실천하면서 자꾸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